언론보도

공지사항 상세보기
이랜드복지재단 대문 없이 천막으로 가린 집…기차역 화장실 쓰는 14세 소녀의 사연 2024-12-02
첨부파일 이혜진 수리전(가게 출입구로 쓰이던 샷시_겨우 천막으로 가려놓은 상태).jpg

 

대문 없이 천막으로 가린 집…기차역 화장실 쓰는 14세 소녀의 사연  ​/24.12.01. 조선일보

 

 

 

수리 전 현주(가명·14)양이 살던 집의 전경(왼쪽)과 변기 뚜껑만 얹어놓은 재래식 화장실. /이랜드복지재단

수리 전 현주(가명·14)양이 살던 집의 전경(왼쪽)과 변기 뚜껑만 얹어놓은 재래식 화장실. /이랜드복지재단

 

“매일 아침 곰팡이 냄새와 함께 눈을 떴어요. 학교에서 단체 과제를 할 때면 늘 다른 친구네 집으로 가요. 우리 집에는 아무도 초대할 수 없었거든요.”

현주(가명‧14세)양의 집은 아버지가 운영하는 중국요리점에 딸린 창고였다. 나무판자와 비닐로 덧댄 공간에는 제대로 된 출입문도 없었다. 천막으로 가려놓은 미닫이문이 전부였다. 이곳으로는 여름철 찜통 같은 열기와 겨울철 냉골 바람이 그대로 들이쳤다.

벽지 문양의 시트지를 붙여 집 구색만 갖춘 가건물에 보일러 사용은 여의찮았다. 제대로 된 창문도 없다 보니 집안 곳곳은 곰팡이와 쥐들의 오줌 냄새로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현주에게 가장 힘든 건 재래식 화장실이었다. 세면대는커녕 변기 뚜껑만 올려놓은 임시 변기에서 볼일을 봐야 했다. 오래된 기차역 화장실이 그나마 편했다. 현주는 “화장실이 너무 더럽고 무서워서 집 주변 역 화장실을 이용했다”며 “그마저도 역이 폐쇄되면서 못 가게 됐다”고 했다.

현주의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간암 선고를 받으며 생활은 더욱 어려워졌다. 아버지는 식당 문을 닫았고, 새어머니가 근처 지역아동센터에서 급식 도우미로 일하며 겨우 생계를 이어갔다.

현주는 친어머니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새어머니가 계신다”며 애정을 표현했다. 국적이 다른 새어머니는 서툰 한국어로도 늘 “사랑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현주는 “엄마는 제가 힘들 때마다 안아주신다. 말은 안 통해도 마음은 통한다”고 했다.

하지만, 새어머니의 서툰 한국어는 국가의 지원을 받는 데 걸림돌이 됐다. 복지관이나 동사무소에서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니 복지 혜택을 신청하기 어려웠다. 

 

 

수리 후 현주양 집의 내부 모습. /이랜드복지재단

수리 후 현주양 집의 내부 모습. /이랜드복지재단

 

기사 원본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