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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복지재단 “남의 도움은 다 빚이야” 스스로 쓰레기집에 갇힌 독거노인 2025-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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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도움은 다 빚이야” 

스스로 쓰레기집에 갇힌 독거노인

 

 

 

사람이 드나들기 어려울 정도로 고물이 가득 쌓였던 

한상철(66‧가명) 할아버지의 집. /이랜드복지재단



“남의 도움받는 거, 그거 다 빚이야. 
먹고사는 건 내가 땀 흘려서 해야지. 
코로나 때도 나라에서 주는 지원금도 안 받았어!”

한상철(66‧가명) 할아버지는 기초수급자 선정을 
거부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한씨에게 ‘자립’은 삶의 철학이었다. 
넉넉지 못한 형편에 중학교를 중퇴한 후
중국집 배달부터 구두닦이, 선원 등 안 해본 일이 없었다.
김 양식장과 신발 공장에도 다녔다.

고된 일을 하기 힘들어지면서 폐지를 줍기 시작했을 때에도
그의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고물상에서 받은 폐지수거 대금 1000원에 100원이 
더 입금되자 늦은 저녁에도 돌려주러 나설 정도였다.

하지만, 한씨의 이런 고집은 
그를 ‘쓰레기 집’에 고립되게 만들었다.
부산 한 지역구의 자원봉사자 이모씨는  
2018년 한씨 집을 처음 방문했을 때를 회상하며 
“성인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통로
 하나만 남아 있었다”고 했다.
이어 “폐지와 고물이 천장까지 쌓여 있었고, 그 사이로
할아버지가 간신히 몸을 비비며 생활하고 계셨다”고 했다.

한씨를 돕고 싶었지만, 방법은 없었다. 
구청 관계자는 “쓰레기 더미가 무너져 내릴까 봐
 안전사고가 가장 걱정됐다”며 “하지만 할아버지는 
이 모든 것이 본인의 재산이라며 
치우려는 시도조차 거부하셨다”고 했다.

그러던 올해 1월, 우려하던 일이 벌어졌다.
이상한 점을 가장 먼저 눈치챈 건  
한씨의 단골 고물상 사장이었다.
 그는 “매일 오시던 할아버지가 일주일째 안 보이시니까 
불안했다. 할아버지는 100원, 1000원이라도 정직하게 장사하시는
 분인데 갑자기 안 오시니 큰일 났구나 싶었다”고 했다.

신고를 받은 119 구급대원들이 한씨의 집 문을 강제로 
열었을 때, 그는 차가운 방바닥에 웅크린 채로 발견됐다. 
기록적인 한파 속에서 공과금 부담 때문에 전기와 수도,
보일러를 모두 스스로 차단한 상태였다.
당시 출동했던 구급대원에 따르면, 
한씨는 다행히 의식은 있었지만 저체온 증세를 보였다.

더는 지켜보기만 할 수 없었다. 
이랜드복지재단 SOS위고 봉사단은 즉시 현장 실사를 
진행했고, 위급 상황이라고 판단해 300만원의 주거 환경
개선비를 긴급 지원했다. 폐기물 수거와 방역 등이 이뤄졌다.

 

 

 

3분의 1 정도 치워진 한 할아버지의 집 내부 모습(왼쪽), 

직접 쓰레기를 치우는 한 할아버지. /이랜드복지재단



현장 정리를 주도한 자원봉사자 A씨는 
“처음에는 우리가 할아버지의 소중한 
것들을 빼앗는 게 아닐까 걱정했다”며
“하지만 할아버지께서 ‘이제 편하게 잘 수 있겠다’며 
안도하시는 모습을 보고 눈물이 났다”고 했다. 
한씨는 비워진 집을 바라보며 
“이제 웅크리고 불편하게 자지 않아도 되겠다”며
“미안하고 고맙다”고 인사했다.

그날 이후 한씨는 많이 달라졌다.

인근 교회 봉사자가 일주일에 두 번씩 찾아오면 

반갑게 맞아주고, 주변의 도움도 받아들이고 있다.

또, 수집한 폐지를 그날로 고물상에 가져가는

새로운 습관도 들였다. 고물상 사장은 “이제는 매일 

오셔서 안부도 나누고 가시니 저희도 안심이 된다”며

“약속은 꼭 지키는 분”이라고 한씨를 응원했다.

 

 

 

쓰레기가 모두 치워진 후의 집 모습. /이랜드복지재단



쓰레기산이 된 삶의 흔적… 저장 강박이 부른 위기


현재 국내에는 저장 강박 노인을 위한 전담 복지 서비스가
부족한 실정이다. ‘신청주의’라는 복지 체계의 한계는 
한씨처럼 도움이 절실한 이들을 사각지대로 몰고 있다.

이랜드복지재단 관계자는 “저장 강박은 단순한 물건 수집이

아닌, 정신 건강의 문제”라며 “일본이나 미국처럼 전담 지원팀

구성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어 “우리의 목표는 단순한 주거 환경 

개선이 아닌 한 사람의 존엄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홀로 고립된 노인이 더는 생기지 않도록 지역 사회 전문 기관과

유기적으로 네트워킹하며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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