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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복지재단 수능 포기한 18살 소녀, 아픈 아빠 곁에서 지켜낸 희망 2024-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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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포기한 18살 소녀, 아픈 아빠 곁에서 지켜낸 희망​ /조선일보 24.11.17




 

“수능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지금 아빠 곁을 지키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았거든요.”

19살 민서(가명)의 목소리에는 작년 그날의 단호함이 그대로 묻어났다. 전국의 수험생들이 대입을 향해 달려가던 그때, 한 소녀는 다른 선택을 했다. 그 선택이 가족의 운명까지 바꿔놓았다.

12년간 자동차공업소에서 일용직 근로자로 일해온 장철호(가명‧66세)씨는 작년 그날을 떠올렸다. 갑자기 찾아온 극심한 복통으로 장씨는 의식을 잃은 채 수술실로 향했다. 담낭 절제술로 시작된 치료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패혈증이 찾아왔고, 수술 후 합병증으로 위중한 상태가 이어졌다.

치료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1000만원을 넘어섰다. 12년 전 이혼한 아내는 모든 지원을 거부했고, 첫째 딸과는 이혼의 충격으로 연락이 두절된 상태였다. 퇴원은 엄두도 낼 수 없었고, 병원비는 나날이 늘어만 갔다.

민서는 9월 모의고사가 끝난 그날을 기억했다. 성적을 확인하고 있는데 아버지 장씨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민서는 “시험지에 동그라미 치던 손이 떨려서 펜을 놓쳤던 게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수능 100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 교실에는 ‘디데이’ 카운트가 걸려 있었다. 담임 교사는 “지금 성적이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다”고 말렸다.

하지만, 민서의 발걸음은 교실이 아닌 병실을 향했다.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학교가 아닌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한 달 70만원의 알바비로는 치료비를 감당하기 역부족이었지만, 포기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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