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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재단 “얘들아, 먹고 살기 힘들어도 꿈은 버리지 말자” [따만사] 2024-10-14
첨부파일 자립준비청년들과 함께 사진을 촬영한 A씨..jpg

자립준비청년들과 함께 한 A 씨. 이랜드재단 제공.

자립준비청년들과 함께 한 A 씨. 이랜드재단 제공

 

“성경에 ‘청지기’가 나와요. 주인의 물건을 관리하는 사람인데, 우리의 삶도 비슷해요. 제게 오는 돈이나 재능이 100% 제 것이 아니라, 사람들과 나누라고 신께서 주신 것 같거든요. 선한 마음을 나누며 사는 것이 제 지향점이기도 합니다.”

이랜드 그룹이 운영하는 한 외식 브랜드의 책임자 A 씨는 웃으며 말했다. 지난달 30일 강원도 고성에서 만난 그는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여름캠프’(주최 이랜드재단)에 멘토로 참석 중이었다. 자립준비청년은 아동복지시설이나 위탁가정 등에서 보호를 받다가 만 18세 이후 보호가 종료돼 홀로서기에 나서는 청년을 말한다.

이번 캠프에서 A 씨는 30여 명의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사회생활을 하며 자신이 겪은 경험담을 진솔하게 털어놓으며 이들의 꿈과 진로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했다.

 

그의 진실된 강의에 아이들의 질문도 빗발쳤다. 아이들은 서로 손을 들며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나” “사회 생활 잘 하는 법을 알려달라”는 진지한 질문부터 “입사하면 피자 할인 되냐”는 재미있는 질문도 나왔다.

A 씨는 “꼰대 같이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상사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면 된다”고 답하자 아이들은 “아우~ 재미없어요”라고 아우성을 쏟아냈다.
 

A 씨는 평소 ‘다음 세대’인 청년들에게 관심이 있었다. 대학생 시절, 교회 여름 캠프를 통해 만난 청소년들과 진로에 관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다 어른이 되고,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면서 앞으로 이 세상을 이끌어갈 아이들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며 살게 된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환경’은 아이들에게 중요한 요소가 돼버렸다”며 “50~60대는 시대의 흐름을 타서 자연스럽게 성장을 할 수 있었고, 우리 세대는 그나마 노력을 하면 가능했다. 그런데 지금 아이들은 같은 노력을 해도 주어진 환경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니 점점 살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자립준비청년’들은 더하다. 당장 먹고 살기 바쁘니,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없다는 현실에 좌절한다. 심지어 꿈이 없는 청년들도 있다”며 “이 아이들에게도 비슷한 환경과 기회가 한 번쯤은 주어져야 하지 않을까.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며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도록 어른들이 발판을 마련해줘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립준비청년들과 만나 진로 조언을 하고 있는 A 씨. 이랜드재단 제공.

자립준비청년들과 만나 진로 조언을 하고 있는 A 씨. 이랜드재단 제공


이번 캠프를 참석하며 A 씨는 아이들에게서 놀라운 점을 발견하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제 이야기를 듣던 친구들이 ‘저도 어른이 되면 주변인들과 나누는 삶을 살고 싶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며 “불씨를 가진 아이들에게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주면 활활 타오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의 생각을 들으면서 정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사회에 나와 하루하루 먹고 살기에 바빠, 꿈을 가질 여유가 없는 아이들도 있다. 그런 아이들에게 지금 반드시 꿈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진 않겠다. 사실, 지금은 꿈이 없어도 된다고 하고 싶다”며 “하지만 인생에서 꿈과 이루고 싶은 목표는 꼭 필요하기 때문에 꼭 찾아 스스로 가치 있는 삶을 꾸리길 바란다”고 전했다.

A 씨는 멘토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는 자영업을 꿈꾸는 학 학생의 일대일 멘토가 돼 그의 꿈에 용기를 더했다. 그의 멘티는 한국외식과학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신동진 군(가명)이다. 올해 졸업반인 동진 군은 자신의 식당을 차리는 것이 꿈이다.

그는 “곧 사회에 첫 발을 딛을 친구인데, 꿈과 목표가 명확한 아이였다”며 “제가 마침 관련된 부서에 있어 도와줄 부분이 많았다”고 말했다. 호텔 총지배인, 크루즈 운영본부장까지 했던 그는 동진 군에게 호텔 운영부터 식·음료, 베이커리 등과 관련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호텔 총괄 셰프를 비롯해 여러 전문 요리사들과의 만남을 주선해주며 여러모로 도움을 줬다.

아끼는 멘티에게는 쓴소리도 한다는 그는 “동진이가 자영업을 하고 싶어하는데, 절대로 어설프게 하지 말라고 늘 말한다”며 “식당 10개 중에 8~9개는 망하고 1개만 살아남는 현실이라서, 무턱대고 들이밀지 말고 열심히 공부하고 배움에 힘쓰라고 했다. 동진이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어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A 씨는 나눔의 마음을 갖게 된 것은 회사의 힘이 컸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장을 다니기 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살았다. 뭘 해야 할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다이어리를 펼치며 신입사원 시절 박성수 이랜드 그룹 회장에게서 들은 이야기들을 적은 글들을 보여줬다.

다이어리에는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살아라’ ‘지금 무엇을 나누고 있나’ ‘빛과 소금이 돼라’ ‘사회에 환원하는 삶을 살아라’ 등 기업가로서 갖춰야 할 자세에 대한 글들이 빽빽이 적혀있었다. 이러한 조언이 자신의 삶에서도 큰 영향을 미쳤다며 앞으로도 자신의 위치에서 가치 있는 삶을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 출처 : 동아일보 기사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