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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복지재단 사위가 버린 손자 14년간 키운 할머니…집에 불나자 모든 걸 잃었다 2024-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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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위가 버린 손자 14년간 키운 할머니…집에 불나자 모든 걸 잃었다

조선일보 2024.10.27

 

“손자가 4살 때 우리 집 문 앞에 혼자 있었어요.”

전북에 사는 고연자(74) 할머니는 손자 원빈(18)군, 그리고 폐질환을 앓고 있는 아들과 매일을 전투처럼 살아가고 있다.

고씨의 사연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씨의 딸은 배우자의 외도로 별거에 들어갔고, 당시 4살이던 원빈군은 사위가 키우기로 했으나 어느 날 고씨네 집 문 앞에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혈육을 저버릴 수는 없었지만, 선천성 심장질환으로 일을 할 수 없는 고씨에게 이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고씨는 “그때부터 우리는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아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들의 삶은 예기치 못한 화재로 또 한 번의 시련을 맞이하게 됐다. 화장실에서 시작된 불로 집안이 모두 그을음으로 덮일 만큼 큰 피해를 입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복구 비용은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고씨는 기초생활 수급자로, 매달 받는 지원금으로는 일상생활조차 빠듯했다. 고씨의 딸이자 원빈군의 어머니는 일용직으로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고씨는 “집주인이 원상복구를 요구했지만 우리는 대출조차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그때 이랜드복지재단의 ‘SOS 위고’ 사업이 그들에게 희망의 빛이 돼주었다. 긴급 지원금으로 집을 수리할 수 있었다. 고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퍼지자 자원봉사자들이 나서서 집수리를 도와주기도 했다.

고씨는 한글을 잘 모르지만, 재단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편지를 썼다. “힘든 시간을 겪으면서도 당신들의 도움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는 내용이었다. 이제 성인이 된 원빈군은 군에 입대해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어려움을 겪는 조손가정 사례는 또 있다. 대구에 거주하는 이복녀(64) 할머니는 손자 민철(16)군과 함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민철군은 아버지의 존재조차 알지 못한 채 할머니 손에서 자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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