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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복지재단 “단 한 명 돼주려” 가출 청소년 찾아다니는 그의 이유 202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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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명 돼주려” 가출 청소년 찾아다니는 그의 이유 [아살세] /국민일보 아살세

방황하는 가출 청소년에 다가가 돕는 30대 선교사 최연희 씨

부모 없이 홀로, 학교 밖 돌던 여고생 다가가 매일 아침 방문, 엄마처럼 챙겨


최연희(32·가명)씨가 김선주(18·가명)양을 만난 것은 지난해 겨울쯤이었다. 교회 사역팀과 함께 버스킹을 마치고 길을 걷던 중 담배를 피는 김양과 김양의 친구를 발견했다고 한다. 그 둘을 지켜보던 최씨는 조심스레 다가가 잠시 얘기를 나눌 수 있느냐고 물었다. 뜻밖에도 김양 일행은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최씨는 1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나중에 알고 보니 선주는 부모님이 안 계시고 선주 친구는 가출 상태라 배가 무척 고팠대요. 밥만 같이 먹고 도망가려 했다고 하더라고요”라며 당시 이야기를 전했다.

김양은 첫 만남부터 대뜸 자신의 가정사를 꺼냈다. 최씨는 “아마도 위로가 필요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양은 한 달 전 어머니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며 현재 홀로 살고 있다고 털어놨다. 아버지는 이혼 후 따로 살고 있었다. 김양의 어머니는 한밤중 김양 곁에서 잠자리에 들었다가 세상을 떠났다.

김양의 어머니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수급비가 김양에게 지급되면서 월세와 생활비는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좀처럼 마음 둘 곳이 없었던 김양은 점차 학교 밖으로 돌기 시작했다. 최씨와 만났을 땐 딱 하루만 더 결석하면 유급 처리될 상태였다. 최씨는 그때부터 김양의 ‘엄마’가 됐다. 꼬박 한 달 동안 아침이면 김양의 집을 찾아 깨워 학교에 데려다 줬다. 그 덕분에 김양은 무사히 고등학교 2학년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올해 3학년이 된 김양은 지난해보다 학교 출석률이 높다고 한다. 그런 김양의 변화에 대해 최씨는 “드라마틱한 계기는 없었다”며 “꾸준한 관심과 사랑 덕분이 아니었을까”라고 말했다. 최씨는 김양 외에도 지난해 한 해 동안 15명의 가정 밖 청소년을 구조해 지금까지 이들을 돌보고 있다. 그는 “10명에게 연락처를 주면 1명 정도 답장을 준다”고 말했다. 사실상 지난해 만남을 시도한 가정 밖 청소년이 150여명은 된다는 얘기다.


선교사인 최씨는 수학 공부 앱을 만드는 회사에서 파트타임으로도 일하고 있다. 일하지 않을 땐 길거리로 나선다. 일부러 어두운 골목길을 찾아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는 청소년들을 찾고, 이들에게 말을 건다. PC방, 디스코팡팡 업체 등 가정 밖 청소년들이 자주 모이는 곳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SNS 가출팸에 자신의 연락처를 보내 성범죄에 노출된 여학생 5명을 구하고 보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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